지난 23일.
국립 중앙 박물관에 다녀왔다. 주 목적은 올해 초 부터 가 보려고 했던, 수요일마다 여는 큐레이터와의 대화 를 듣기 위해서다(참고로 매주 수요일은 저녁 9시까지 야간개장을 한다).
링크를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하루 4개 강좌가 있고, 2개 강좌를 선택할 수 있다(A/B 시간에 2개 강좌를 함께 한다).
선택한 내용은 A시간엔 '고려청자의 미', B시간엔 '조선시대 사람들의 싸인 엿보기' 였다.
도착은 5시 경이었다. 추운 날씨 탓인지 매표소는 열린광장(박물관을 정면에서 봣을 때 뻥 뚫린 곳) 왼쪽에 있었다. 원래는 정문 입구쪽에 있다. 표를 구입하고 어디로 들어가야 하나, 생각하고는 일단 바로 옆 입구로 들어갔다. 참고로 본관은 매표소 반대편에 있다.
무료라고 쓰여진 [宮-국립중앙박물관소장 유리건판 궁궐사진(익스플로러 전용) ~ 2008년 02월 10일] 이 있어, 앞서 '시간이 되면 봐야지' 하고 생각한 김에 둘러 보았다(위 사진). 우선 사료로서의 사진들일 뿐 아니라, 대형 판형으로 프린트 한 것들이라, 역사가 아니더라도 사진에 관심이 있는, 특히 대형 인화물을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보면 좋겠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현재의 우리나라 궁궐의 모습과 비교한 사진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한다.
큐레이터와의 대화 신청이 6시 부터라서, 뒷부분감상은 약간 날림으로 하고, 본관 안내실로 향했다. 시각은 5시 50분. 갑자기 사람들이 우루루~ 줄을 서기 시작했다. 헉!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다. 초조해 하고 있는데, 같이 보기로 한 후배가 도착했다. 녀석이 시간은 참 잘 맞춘다.
책자와 강좌하는 곳이 쓰여 있는 표찰(목에 걸고 헤메고 있으면 안전요원들이 길안내를 해 준다)을 받고 식당을 향했으나, 헉! 식당은 5시 30분까지만 한단다. 끄응;; 매점을 물었더니, 밖에 있는 매표소; 하는 수 없이 거기 가서 라면을 먹으려 했으나;; 라면은 판매금지! 하는 수 없이, 샌드위치와 패키지인 바나나우유 라이트(?) 로 때우고, 부랴부랴 3층 전시실, 고려청자실에 도착했다.
고려청자의 미 강좌 구성원들은 아이들과 학부모 대여섯, 어르신 서너분, 중년층이 10여명 모두 30여명 이었다. 중간에 아이들 몇명이 귀찮아 하긴 했지만, 크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고, 학창시절, 국사 교과서에 있던 향로도 직접 볼 수 있었고, 프린트물이나, 영상물이 아닌 직접 그 자료를 보면서 설명을 들으니 한시간 가까운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검색해 보시면 더 자세한 자료가 나오겠지요).
A강좌가 7시 20분 가까이 되어 끝나는 바람에 서둘러 다음 수업을 찾아야 했다. 장소는 1층 문서실. 우리나라 유물 중 책자가 적을 뿐 아니라, 문서는 더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껏해야 불상에 있는 부속물 정도. 장소 자체가 상당히 협소했다. 내용들도 모두 조선시대 것들.
우리나라는 다른나라, 특히 일본이 인장문화가 발달한 데 반해, 서명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BBK 관련한 것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당연히 조선시대 서명은 대부분 양반들이 사용했으며, 착명과 서압으로 나뉜다고 한다.
착명은 편지와 같은 개인 문서나 매매문서에 쓰인 것으로, 가독성과 나름의 추상성을 가지고 있다. 보통 이름을 이용해 만들었다. 서압은 공/관용 문서에서 쓰인 것으로 한 일, 마음 심, 따를 종 자등의 한자를 합하는 식으로 해서 만들었다. 18c가 되면서 이 둘의 차이는 거의 사라진다고 한다.
글을 모르는 사람들은 손가락 마디를 그리는 수촌, 손 모양을 그리는 수장을 이용했다. 양반 아녀자들은 인장을 사용했다고 한다.
앞선 강의에 비해 내용이 많지는 않았고, 인원도 적었으나, 전혀 모르던 부분을 배웠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인원은 자녀 동반 4인, 젊은 여대생 6,7명, 장년 이상 5,6명 해서 20여명이었다.
8시 좀 넘어 강좌가 끝났기에, 금동 반가 사유상을 보기 위해 3층으로 향했다. 시각이 밤이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철불들의 크기와 손이 잘린;; 모습 때문이었는지, 상당한 압박을 받았다. 사실; 무서웠다;; 철불을 뒤로 하고 따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반가사유상의 모습을 감상하였다.(감상문이 따로 필요할까? 직접 보시는 게 가장 좋겠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자주 가 보고 싶다(왜 추울 때에만 중앙박물관을 가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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